최근 Time Out이 발표한 ‘2026 세계 최고의 음식 도시’ 순위에서 태국 방콕이 세계 2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1위는 페루의 리마, 그리고 그 뒤를 방콕이 차지했다. 방콕 아래에는 멕시코시티, 런던, 바르셀로나, 오사카, 뉴욕, 홍콩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미식 도시들이 자리하고 있다.

필리핀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태국과 필리핀을 자주 오가는 입장에서 보면 이번 결과는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이기도 하다.

방콕은 이미 오래전부터 음식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된 도시이기 때문이다.


2026 세계 음식 도시 TOP 20

순위

도시

국가

1

리마

페루

2

방콕

태국

3

멕시코시티

멕시코

4

런던

영국

5

바르셀로나

스페인

6

호치민

베트남

7

멜버른

호주

8

베이징

중국

9

아테네

그리스

10

리스본

포르투갈

11

케이프타운

남아프리카공화국

12

오사카

일본

13

벵갈루루

인도

14

나폴리

이탈리아

15

뉴욕

미국

16

홍콩

홍콩

17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18

마르세유

프랑스

19

코펜하겐

덴마크

20

메데인

콜롬비아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아시아 도시들의 강세다.

방콕(2위), 호치민(6위), 베이징(8위), 오사카(12위), 홍콩(16위)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 도시는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고, 필리핀 도시 역시 TOP 20에 들지 못했다.


방콕은 왜 이렇게 강할까?

방콕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음식의 다양성이다.

아침에는 길거리 노점에서 팟타이나 국수를 먹고,

점심에는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다양한 태국 음식을 즐기고,

저녁에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능하다.

방콕을 여러 번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특정 맛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골목 하나만 잘 들어가도 맛있는 식당을 발견할 수 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음식 테마파크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길거리 음식이 도시 경쟁력이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방콕은 노점상 정비 정책 때문에 길거리 음식 문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정비된 형태로 더욱 발전하고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것이 엄청난 매력이다.

고급 레스토랑만 있는 도시보다 부담 없이 여러 음식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콕에서는 100~200바트 정도면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비싼 파인다이닝과 저렴한 길거리 음식이 공존하는 구조가 방콕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미쉐린 스타와 노포가 함께 살아있다

이번 Time Out 평가에서도 방콕은 음식의 질과 다양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태국 최초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Sorn’이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콕의 매력은 고급 식당만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로컬 식당과 시장 골목의 작은 가게들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예산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5,000바트짜리 식사도 가능하고 50바트짜리 국수 한 그릇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필리핀도 음식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사실 필리핀 음식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다.

아도보, 시니강, 레촌, 크리스피 파타, 불랄로 등은 필리핀을 대표하는 훌륭한 음식들이다.

우리 아이들 역시 필리핀에 가면 졸리비 치킨과 햄버거 스테이크를 가장 먼저 찾는다.

하지만 태국과 차이가 있다면 음식이 여행의 중심이 되느냐는 부분이다.

보라카이와 세부를 찾는 여행객 대부분은 바다와 휴양을 위해 방문한다.

반면 방콕은 먹기 위해 방문하는 여행객이 많다.

여행 목적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필리핀은 왜 순위에 없었을까?

이번 순위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마닐라는 왜 없을까?“였다.

필리핀에도 훌륭한 음식 문화가 있다.

마닐라의 비논도 차이나타운,

팜팡가의 미식 문화,

세부의 레촌,

일로일로의 라파즈 바치오이,

바콜로드의 이나살 등 지역별 특색도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은 관광 자원으로 체계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태국은 음식 관광(Gastronomy Tourism)을 오랫동안 육성해 왔다.

반면 필리핀은 여전히 해변과 리조트 중심의 관광 구조가 강하다.

만약 음식 관광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면 여행객들의 체류 기간도 늘어나고 재방문율도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의 기억은 결국 음식으로 남는다

여행업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거기 가면 뭐가 맛있어요?”

관광지보다 맛집을 먼저 물어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여행을 다녀온 뒤를 떠올려 보면 관광지 이름은 잊어도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번 방콕의 세계 2위 선정은 단순한 순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태국이 수십 년 동안 음식 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발전시켜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필리핀도 아름다운 바다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 때문에 찾아가는 나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방